DMZ 뉴스
-
덕유산·한탄강…겨울 트래킹 떠나볼까
덕유산 향적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과 숱한 고봉들. 덕유산, 한라산, 태백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눈꽃 명산으로 손꼽힌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덕유산이다. 어느 산보다 접근성이 탁월한 덕택이다. 곤돌라 상부정류장에서 20여 분만 걸으면 정상에 도착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올라 봄꽃보다 더 아름다운 눈꽃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겨울산은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노약자나 장애인들에게 더없이 고맙고도 소중한 산이다. 풍부한 적설량도 덕유산을 최고의 눈꽃 산행지로 만든 요인 중 하나다. 덕유산 정상 일대와 능선에는 겨울철 내내 무시로 눈이 내린다. 폭설도 잦은 편이다. 서해를 질러온 눈구름이 이곳 산줄기에 부딪혀서 많은 눈을 뿌려대는 탓이다. 눈 내리지 않은 날에도 덕유산 능선의 아침 풍경은 황홀하다. 밤새도록 산봉우리를 뒤덮은 안개나 구름 속의 습기가 나뭇가지마다 얼어붙어 눈꽃 못지않게 화려한 상고대(서리꽃)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눈꽃이나 상고대 만발한 덕유산의 진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향적봉대피소(063-322-1614)에서 하룻밤 묵는 것이 상책이다. 대피소에서 숙박하기 어렵다면, 최대한 이른 시간대의 곤돌라를 이용한다. 그래야 곤돌라와 탐방로도 덜 붐비고, 아직 녹지 않은 상고대를 감상할 수 있다. 무주덕유산리조트의 관광곤돌라(063-320-7187)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하산 편은 오후 4시 30분)까지 운행한다. 하부승강장을 출발한 곤돌라는 20분 만에 설천봉(1530m)의 상부승강장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아이젠을 착용한 뒤 새하얀 눈꽃터널을 약 20분쯤 걸으면 향적봉 정상에 올라선다. 향적봉 정상은 천혜의 전망대다. 사방팔방으로 시야가 훤하다. 향적봉(1614m)과 남덕유산(1507m) 사이에 올망졸망 솟아올라 ‘덕유산맥’을 이루는 중봉, 무룡산, 삿갓봉 등의 고봉과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왕봉(1915m)과 반야봉(1734m)을 거쳐 노고단(1507m)에 이르는 지리산의 100리 주능선도 빤히 건너 보인다. 그밖에 금원산, 황석산, 기백산, 수도산, 가야산 등의 명산과 준봉들도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첩첩한 산줄기 위로 해가 뜨고 지는 광경도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장관이다. 겨울철 내내 눈이 내리는 곳 덕유산을 찾는 사람들 중 십중팔구는 향적봉 정상의 표석에서 기념 촬영한 뒤에 곧장 곤돌라 승강장으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덕이 넘치는 산’ 덕유산의 진면목을 실감하려면 왕복 1시간 거리의 중봉(1594m)까지라도 다녀오는 것이 좋다. 중봉 전망데크에서는 덕유산맥의 주능선이 한결 기운차고 뚜렷하게 조망된다. 오가는 길에서는 우리나라의 높은 산에만 자생하는 구상나무와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의 고목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시간과 체력의 여유가 있다면 향적봉에서 중봉, 오수자굴, 백련사 등을 거쳐 삼공탐방지원센터 방면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총 거리는 12km가 넘지만, 완만한 내리막길의 연속이라 비교적 수월하게 하산할 수 있다. 게다가 백련사에서 삼공탐방지원센터까지 물길을 따라 약 1시간 30분가량 이어지는 탐방로는 산책코스나 다름없다. 사람들의 왕래도 뜸해서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보는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내친김에 무주의 다른 여행지도 둘러본다면 지난해 9월에 공식 개원한 국립태권도원(063-320-0114)을 빼놓을 수 없다. 국책사업으로 조성된 태권도원은 총 2300여 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약 10배쯤 되는 부지(231만4000㎡)에 태권도 전용 경기장, 시범공연장, 태권도박물관, 숙소, 체험관, 수련시설, 전통 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그야말로 태권도의 모든 것을 배우고 체험하는 ‘태권도 메카’이다. 그래서 태권도를 배웠거나 배우는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 있다. 한탄강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송대소의 겨울 풍경. 한탄강은 참으로 묘하다. 광활한 들녘 한복판을 흐르지만, 먼발치에서는 강의 실체를 가늠할 수 없다. 여느 강처럼 도도록한 제방도 없고 물길도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야 까마득한 절벽 아래에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볼 수 있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별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한탄강의 총 길이는 136km, 평균 강폭은 60m쯤 된다. 북녘 땅의 평강 황성산에서 발원해서 경기도 연천에서 임진강에 합류된다. 한탄강 유역인 평강, 철원, 포천 등지에는 방대한 용암대지가 형성돼 있다. 약 27만 년 전에 형성됐다는 이곳 용암대지는 유동성 풍부한 마그마가 지각의 갈라진 틈으로 흘러나와 평평하게 굳은 것이다. 용암대지에서는 풍화나 침식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수만 년에 걸쳐서 용암대지를 침식시킨 한탄강 물길은 마침내 ‘凹(요)’자 모양의 깊숙한 협곡을 만들었다. 오늘날 한탄강 물길은 30~40m 높이의 절벽 아래로 흐른다. 그 물길을 따라서 여름철에는 래프팅 보트가 줄지어 내려가고, 한겨울에는 얼음 트레킹을 즐기는 트레커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한탄강 얼음 트레킹 코스는 협곡 아래의 얼음 위를 걷는다. 우리나라 유일의 얼음 트레킹 코스이다. 얼음의 불완전성에 대한 공포와 얼음 위를 걷는다는 즐거움이 수시로 교차하면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깎아지른 주상절리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송대소. 철원군에서는 매년 1월에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1월 17~18일에 열릴 예정이다. 철원군에서 지정한 한탄강 얼음 트레킹 코스는 총 6km에 이른다. 지난해 종점이었던 승일교에서 2km가 더 연장되어 고석정에서 끝난다. 얼음 위를 걷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반드시 지정된 길만 따라가고, 체온 유지를 위해 여벌의 바지와 양말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트레킹은 직탕폭포에서 시작한다. 높이 3m, 폭 80m 규모의 이 폭포는 한겨울에 얼음폭포로 변신한다. 물의 흐름은 보이지 않고 폭포수 소리만 우렁차게 들린다. 직탕폭포에서 다음 경유지인 태봉대교까지의 거리는 약 600m쯤 된다. 다리 중간쯤에는 스릴 만점의 번지점프대가 설치돼 있지만, 겨울철에는 이용할 수 없다. 한탄강서 가장 깊은 송대소 태봉대교에서 약 1km에는 한탄강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송대소가 있다. 양쪽에는 용암이 식어서 형성된 주상절리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절벽 곳곳에 만들어진 얼음폭포도 독특한 풍광을 연출한다. 송대소를 지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얼음길에 대한 공포를 떨쳐낸 것이다. 그래서인지 승일교까지의 거리가 실제보다 짧게 느껴진다. 승일교에서 고석정까지의 트레킹은 당일 현장에서의 결빙 상태와 체력을 감안해 안전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직탕가든의 민물장어구이. 글ㆍ 양영훈 (여행작가) [위클리공감][자료제공 :(www.korea.kr))]
- 관리자
- 2015-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