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주상절리길
유리 속을 내다보는 듯 맑고 투명한 자태깊은 물 속에 간직한 수많은 이야기
마르지 않고 수많은 세월을 흐르고 있던 어느 강. 시대가 변해도 사람들 곁에는 그 강이
있었습니다.
그 맑은 강물 안에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감히, 사람이 만들어 낼 수 없고 오로지 자연만이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것들.
오랜 시간 동안 간직하고 있던 유산들을 이 강물 속에서 찾으려 합니다.
휴전선을 가로지르는 한탄의 강
휴전선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기에 어쩐지 한탄강이라는 이름조차 구슬퍼 보인다. 사실, 한탄강이 가지고 있는한탄의 의미는 ‘한숨 쉬며 탄식한다는 한탄(恨歎)’의 의미가 아닌 큰 여울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 ‘한여울’.즉, 큰 여울을 뜻한다. 한자, 대탄(大灘)이라는 단어가 발전해 지금의 한탄강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탄강은 화산폭발 이후 용암이 흐른 자리가 강이 된 매우 특이한 강이다.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해강원도 철원군, 경기도 포천군과 연천군을 지나 임진강으로 흘러드는 한탄강은 총 136km의 길이를 자랑한다. 한탄강 주변은 기암절벽을 비롯한 많은 지질 자원을 가지고 있어 그림 같은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 어느 강보다도 변화무쌍하고 풍광이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한탄강은 발원지에서 임진강의 합류점까지 현무암으로 된용암지대를 관류하기 때문에 곳곳에 수직 절벽과 협곡이 형성되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또한, 래프팅 장소로주목받는 곳이기도 하다.
- < 철원 금강산 철교 >
- < 연천 전곡리 유적 >
- < 포천 화적연 >
한탄강이 품고 있던 보석 같은 유산을 찾아서
시대가 변해도 사람들 곁에는 한탄강이 있었다. 지금의 세대를 넘어 아주 오래전부터 한탄강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학작품 및 예술작품을 비롯한 수많은 인문작품이 한탄강과 함께 존재했다. 한탄강을 담은 민담에서부터 시, 소설, 가요에 이르기까지 그 장르는 매우 다양하다. 먼저, 한탄강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전해 듣는 한탄강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자.
한탄강이 흐르던 곳에서 나고 자란 할아버지(제보자:이풍업씨)는 6·25 전쟁 때 겪었던 한탄강을 또렷이 기억한다. 할아버지 고향인 연천 고문리에는 재인폭포가 있다. 과거에 재인폭포 위쪽으로 강물이 움푹 들어간 곳에 사람들이 암터라고 부르는 백사장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 연천리 재인폭포 >
어느 날, 할아버지는 길을 막아서며 총을 쏘는 국군을 만났고, 그를 도망치기 위해 지장산에서 내려오는 물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있는 굴들 중 하나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에서 군인들은 계속 수상한 낌새가 있는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에 굴 안쪽 좁은 골들 사이를 두세 시간 동안이나 걸어 간신히 마을로 도망친 일화를 말해주었다. 실제로, 6·25에 전쟁 때는 그곳이 사람들에게 요긴한 피난처로 사용되었는데, 수많은 세월 동안 같은 땅에 흐르던 한탄강이 6·25 전쟁 때에도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다.
한탄강을 담은 문학작품으로는 3·8선과 6·25 전쟁의 수복지역으로 분단의 아픔을 그린 시를 비롯한 한탄강과 6·25 전쟁의 아픔을 엮어 쓴 소설 및 시나리오 등이 있다. 또한, 한탄강을 보며 고향을 그리 워하거나, 전쟁으로 인한 민족적 상흔을 대변하는 구슬픈 음악 등이 있다. 이런 인문작품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주로 한탄강에 서린 그리움과 전쟁과 분단의 아픔에 대한 슬픈 감정이 많은 작품에 묻어나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절경을 뽐내는 한탄강이지만, 한탄강이 겪은 전쟁의 시간은 절경을 표현하는 작품만을 만들어 낼 수 없었다. 하지만 한탄강이 전쟁의 아픔을 품기 전, 한탄강의 아름다운 비경을 담은 작품도 있 었다.
한국적 산수화풍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겸재(謙齋) 정선의 화적연도, 삼부연도, 정자연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 작품들은 한탄강의 비경을 그대로 화폭에 옮겨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겸재는 금강산 가는 길에 지금의 포천의 화적연과 철원의 삼부연 정자연을 거치면서 한탄강 절경을 명작으로 남겼다고 한다.
- < 겸재 정선의 정자연도 >
- <겸재 정선의 화적연도 >
이 밖에도, 한탄강은 수많은 소중한 인문 유산들을 간직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한탄강을 배경으로 한 인문자료를 발굴하여 위대하고도 소중한 한탄강의 문화유산을 재정립하고자 한다.
한탄강이 건네주는 또 하나의 선물, 한탄강 대표 명소
경기도 연천·포천, 강원도 철원을 이어주는 물줄기이자 자연환경을 그대로 담고 있는 한탄강의 명소로는 평지가 움푹 내려앉아 큰 협곡이 생기면서 형성된 경기 연천의 재인폭포와 길이 80m의 거대한 암반에서 거센 물이수직으로 쏟아져 내려 장관을 이루는 강원 철원의 직탕폭포, 신라 진평왕이 세웠으며 훗날 임꺽정이 거처했다고 전해지는 철원 고석정 그리고 강물이 크게 굽이치면서 협곡을 이루는 철원 순담계곡 등이 있다.
모두 지질학적으로 이색적인 구조로 되어 있으며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또한, 한탄강 주변의 지질유산은 천연기념물 537호 비둘기낭 폭포, 물속에서 급격히 냉각된 천연기념물 542호 아우라지 베개용암 (현무암 모양이 꼭 베개 모양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등이 있으며, 이 밖에도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해주는 특이 지형들이 존재한다.
화강암에서 동심원 모양으로 평행하게 생긴 균열을 볼 수 있는 은대리 판상절리, 하천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언덕과 동굴인 하식애, 하식동굴을 볼 수 있는 멍우리 협곡 등이 그것이다. 이렇듯, 한탄강은 인문자원뿐만 아니라 지질자원도 품고 있는 소중한 강이라 할 수 있다.
< 연천리 재인폭포 >
함께 하는 벗이 생긴 강, 길을 만나다
전국에는 수많은 걷기 길이 있다. 한탄강 또한 강의 핵심 자원을 부각하여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릴 길을 만들었다. 바로, ‘한탄강 주상절리길’이다. 한탄강 주변을 둘러보면 강의 양쪽에는 높고 낮은 기암절벽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주상절리는 한탄강의 대표적인 비경이기 때문에 한탄강을 따라 조성된 걷는 길 명칭의 주인공이 되었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통해 한탄강을 아우르고 있는 강원도 철원, 경기도 연천, 포천 접경지역 발전을 돕고, 한탄강을 담고 있는 지역 인문자원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 우리는 이 길 덕분에 철원, 연천, 포천 접경지역에 평화롭게 흐르는 한탄강을 따라 걸으며 맑은 강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따라 걸으며 수많은 특이 지질과 한탄강의 수려한 자연경관, 한탄강을 배경으로 한 수많은 인문자원을 만날 수 있다.
주상절리길 따라 펼쳐질 앞으로의 이야기
유리 속을 내다보는 듯 맑고 깨끗한 자태를 뽐내는 한탄강. 이 강물 속에는 아직도 숨겨진 수많은 인문 자원들이 흐르고 있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더 많은 조사를 통해 한탄강에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인문가치를 담아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주상절리길을 걸으며 한탄강을 품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한탄강 주상절리길’의 조성과 한탄강이 배경이 된 인문자원의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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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탄강인문자원 최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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