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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한국인 의식주 변천사 ③ 조미료의 변화
요즘 TV 채널을 돌리면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하는 방송)’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더라고. 저절로 입맛을 다시게 돼 구보 씨는 행복할 뿐이야. 근데 그거 아는지? 아무리 재료가 좋아도 조미료가 젬병이면 맛을 낼 수 없다는 거. 그래서 조미료 이야기를 해볼 참이야. 우리 음식은 종류도 많지만 조리할 때 조미료에 따라 맛이 다 달라. 맛을 낼 때 간장, 된장, 설탕,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후춧가루, 고춧가루 등 온갖 것 다 넣지.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입맛이 까다로운 국민도 없을 거야. 서양 음식은 너무 단조로워. 스테이크만 해도 찍어 먹는 소스 정도가 겨우 양념이겠지. 옷이나 집은 서양식으로 다 변했어도 음식은 그래도 우리 것이 많이 남아 있어. 1936년 6월 25일자 동아일보에 게재된 아지노모도 광고.(사진=동아DB) 감칠맛, 구수한 맛, 우러나는 맛, 착 달라붙는 맛 등 맛을 설명하는 말도 많아. 젓갈이나 양조식초는 알칼리성 건강식품이고, 된장이나 청국장은 필수아미노산의 집합체라고 해. 고추장도 대단해. 고추의 매운맛, 찹쌀의 단맛, 소금의 짠맛이 섞여 발효돼 새 맛이 생기는 거야. 식초를 넣어 묽게 한 초고추장 맛 좀 생각해봐. 산뜻하게 맵고 구수하면서 알싸한 게 우리 맛의 극치가 아니겠어? 광복이 되기 전, 구보 씨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일본의 아지노모도(味の素)가 조미료의 대세였지. 내가 태어나기 전에 나온 조미료 신문 광고를 본 적이 있는데, ‘잊지 마라 한 사시(사시는 일본어로 숟갈) 여자의 수치’(1936년 8월 12일자 조선일보) 같은 광고야. 찌개를 끓일 때 아지노모도를 잊는다는 것은 여자의 수치라는 내용이야. 이 조미료 때문에 사실 조선인의 입맛이 일거에 표준화됐다고 해. 먹을 게 없었던 광복 직후엔 간장, 된장, 고추장 같은 재래식 장류 이외엔 인공 조미료란 꿈이고 사치였지. 정말 먹을 게 없던 시절엔 달걀 한 꾸러미나 조미료 세트로 마음을 전달하던 때도 있었지. 1960년대엔 설탕, 조미료, 밀가루 같은 ‘삼백(三白) 식품’이 선물 품목으로 인기가 좋았으니까. 국내 인공 조미료는 1955년 대성공업사가 ‘미소미’라는 이름으로 생산하면서 시작됐지만, 1956년 ‘미원’이 나오면서 대중화됐어. 사실상 국산 조미료 1호인 발효 조미료 ‘미원’은 주부들의 요리 필수품으로 거의 반세기 동안 부엌을 지켜왔지. 조미료 장사가 잘되자 ‘미왕’, ‘선미소’, ‘미영’, ‘일미’, ‘천일미’ 같은 제품도 나왔어. 지금의 CJ 전신인 제일제당에서 1963년 ‘미풍’을 내놓자 우리나라 조미료 시장은 크게 둘로 나뉘었어. 그때 달걀 한 줄 값에 온 가족이 한 달 동안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광고가 많았지. 당시엔 MSG라는 화학 성분으로 조미료를 만들었다는데, 그게 그렇게 인기였지. 인공 조미료 소비 세계 1위, 우리 전통의 깊은 맛 사라져가 그 뒤 각종 동식물 원료를 섞어 만든 ‘다시다(1975)’, ‘맛나(1982)’와 핵산 조미료, 백설표 조미료(1985) 등으로 조미료가 천연 고급화됐어. 1인당 연간 인공 조미료 소비량이 1963년에 일본의 7분의 1, 대만의 4분의 1에 불과했는데, 1990년엔 하루 3.8g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어. 소비자단체인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화학조미료가 인체에 유해하다며 1991년부터는 10월 16일을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로 정하고 해마다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어. 국민 입맛을 잡기 위한 조미료 전쟁도 유명하지. 조미료 전쟁은 1960~70년대의 발효 조미료, 1980년대의 종합 조미료, 2000년대 천연 조미료를 놓고 해당 업체들이 벌인 세 번의 전쟁이야. 국내 조미료 제품은 1세대(미원), 2세대(다시다), 3세대(산들애, 맛선생)로 변해왔어. 탤런트 김혜자가 출연한 CJ의 ‘다시다’ 광고(위). ‘미원’과 ‘미풍’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은 (1986)에서 미원을 이렇게 평가했어. “세상에서 내 맘대로 안 되는 세 가지. 자식 농사와 골프, 그리고 미원”이라고. 미원과 미풍 간 1세대 전쟁이 그만큼 치열했다는 뜻이지. 그런데 2010년 이후엔 액상발효 조미료를 놓고 식품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4세대 조미료 전쟁이 일어난 셈이지. 식품업계에선 4세대 ‘맛 대전(大戰)’이라면서 조미료의 춘추전국시대가 다시 시작됐다고 호들갑을 떨더군. 왜 호들갑이라고 하느냐면, 우리네 전통 조미료의 깊은 맛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서 말이야. 사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향토 음식이 발달했어. 향토 음식은 서울,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의 음식으로 구분해. 각 지역 특산물을 식재료로 쓰는데, 재료라고 해봐야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 다 그 지역 특색과 기후에 따라 달라지는 조미료 맛 때문이지. 집집마다 음식 맛이 다른 것도 발효 조미료 때문이지. 예를 들어 간장은 짠맛을 그다지 짜게 느끼지 않도록 발효시킨 거야. 각 지역의 물맛이나 기후 조건에 따라 다른 맛이 나는 거지.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집에서 어머니가 된장, 간장, 젓갈, 청국장, 고추장, 식초 등을 다 담그셨어. 햇살과 바람, 물과 미생물의 작용에 따라 발효되면서 여러 가지가 어우러져 ‘천태만상의 맛’을 연출하는데, 요즘엔 천연 조미료든 액상 조미료든 다 공장에서 만든 거라 그런 게 없어.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 유중림 선생은 (1766)에서 “장(醬)은 장(將)”이라고 하셨어. 장은 맛의 장군이란 말인데, 우리에게 가장 귀한 조미료라는 뜻이겠지. 원래 우리 음식에서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을 귀중히 여겼어. 좋은 식재료나 조미료로 만든 음식은 약이 된다는 거야. 양념은 한자어인 약념(藥念)에서 온 말인데, 원래 뜻처럼 몸에 이로운 약이 되도록 조미료를 써야겠다고 생각해야겠지. 그런데 구보 씨는 인공 조미료들이 ‘약념’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워. 세월의 변화에 따라 조미료가 변하더라도 전통 조미료의 깊은 맛을 지켜나가길 바랄 뿐이야. * 이 시리즈는 박태원의 세태소설 (1934년)의 주인공 구보 씨가 당시의 서울 풍경을 이야기하듯이, 우리가 살아온 지난 70년의 기억을 톺아본 글이다. 글 ㆍ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ㆍ 전 한국PR학회장) [위클리공감][자료제공 :(www.korea.kr))]
- 관리자
- 201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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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어린이들, 꿈과 끼 마음껏 키워나가길”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어린이날 꿈 나들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은 어린이날인 5일 “어린이 여러분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기 바라고 우리나라의 희망이자 부모님들의 꿈인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길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전국에서 개최되는 어린이날 행사에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여러분 모두 좋아하는 과목을 찾아서 열심히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 놀면서 각자의 꿈과 끼를 마음껏 키워나가기 바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충남 원산도ㆍ효자도, 전남 조도, 인천 백령도와 연평도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랑과 꿈을 잃지 않고 있는 낙도 어린이를 포함, 초등학생 17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어린이날 축하 행사를 열었다. 특히 도시나들이가 힘들고 상대적으로 체험학습의 기회가 적은 낙도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직업체험부스’ 코너를 운영, 아이들이 만나고 싶었던 방송국 기자ㆍ요리사ㆍ소방관ㆍ경찰관ㆍ과학자 등과의 1일 멘토ㆍ멘티 시간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어린이날 꿈 나들이’ 행사에 참석,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 “우리 어린이들이 밝게 웃어야 대한민국에도 희망이 있다”며 “저마다 가슴속에 품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7년간 기부를 해 온 해남 땅끝마을 기부천사 어린이들과 오카리나 동아리를 만들어 꿈을 키우고 있는 충남 보령시 원산도의 광명초등학교 전교생이 참석해 축하공연도 펼쳤다. 개그맨 조세호, 김영희 씨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7인 7색 꿈을 말하다’ 코너 등을 통해 아이들의 꿈을 엿보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하는 대화의 시간도 진행됐다. [자료제공 :(www.korea.kr))]
- 관리자
- 201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