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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물그릇 키워 다음 가뭄 대비해야죠”
강화군 송해면 숭뢰리에 위치한 대산저수지. 저수규모 127만톤으로 여의도 면적만한 인근 1500가구에 농업용수를 대는 송해면의 젖줄이다. 평소 같으면 농부나 낚시채를 든 강태공들이 보여야 할 이곳에 최근 들어 불도저와 포크레인, 덤프트럭 같은 중장비가 즐비하다. 축구장 40개만하다는 저수지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 불도저와 포크레인은 이 저수지 아닌 저수지 바닥의 흙을 쉴새없이 파 덤프트럭에 쏟아붓고 있다. 오랜 가뭄으로 깊은 속살을 드러낸 저수지의 물그릇을 키우는 준설공사가 한창인 현장이다. 축구장 40개 크기 만한 대산저수지가 오랜 가뭄에 바닥을 드러냈다. 불도저가 준설을 위해 흙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다. “이 저수지에서 저희가 퍼내야 할 흙은 1만 6000m³입니다. 포크레인 한 삽의 흙이 대략 1m³이니 1만 6000번을 퍼담아야 목표치대로 준설하게 되는 셈입니다.” 준설을 책임진 한국농어촌공사 강화지사 이동재 현장감독의 설명이다. 이동재 감독은 “준설은 물이 완전히 빠져야만 할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대산저수지의 물그릇을 키워 다음 가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번 준설공사 의미를 밝혔다. 대산저수지는 지난 1980년 준공 이래 인근 농가에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물이 줄더니 올 5월 말 급기야 바닥까지 드러냈다. 그간 10년에 한 번꼴로 물이 빠진 적은 있지만 올해처럼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기는 처음이라 마을주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강화군 송해면 숭뢰리에 자리한 대산저수지와 인근 농토. 겨우 모내기는 했지만 한여름 성장을 위해서는 물이 시급한 실정이다. 숭뢰리 박시현 이장은 “모내기철은 다가오는데 물은 부족하고, 저수지 안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고인 물을 10일 이상 퍼냈다”며 그간의 고생담을 이야기했다. 이어 “준설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가뭄 때문에 준설을 하게 됐으니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애써 웃는 모습을 보였다. 20대에 가까운 중장비가 동시에 움직이니 공사 현장은 매우 시끄럽다. 그래도 주민들은 틈나는대로 공사현장에 찾아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숭뢰리 토박이로 논농사 4500평을 짓는 전찬혁 할아버지(70)가 그렇다. 전 할아버지는 “대산저수지가 있어 그동안 물 걱정 안하고 농사를 지었다”며 “겨우 모내기는 했는데 앞으로가 걱정이 돼 며칠전까지 해도 한숨만 나왔다”고 답답했던 심정을 털어놨다. 이어 “이제 준설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기운이 다 난다. 저수량이 커진 만큼 이제 웬만한 가뭄도 버틸 수 있지 않겠냐”며 흐믓한 표정을 지었다. 마을 토박이로 농부이기도 한 전찬혁 할아버지가 농어촌공사 및 공사업체 직원에게 준설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좀 더 시원하게 파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런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 듯 공사직원들도 더위에 구슬땀을 연신 닦아가며 준설에 매진하고 있다. 공사업체인 인송건설 임승준 소장은 “하루 8시간 공사지만 오전 7시부터 나와 2시간을 더 일한다. 준설 초기에는 저녁 9시까지 하기도 했다”며 “직원들 모두 열흘 가까이 집에 못 간 채 휴일없이 일하고 있지만 마을 어르신들의 응원에 힘든 줄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왕 시작한 김에 주민들의 바람대로 더 시원하게 팠으면 하면 심정이다”고 더 많은 준설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조춘행 한국농어촌공사 강화지사 부장은 “이곳 뿐 아니라 강화 6곳 준설 현장에 가면 주민들로부터 이 참에 더 많이 준설해달라는 말을 듣는다”며 “예산 상 어쩔 수 없지만 농민들의 애타는 마음을 알기에 그럴 때마다 마음이 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수지가 잘 관리되도록 가뭄 때마다 체계적으로 준설할 수 있도록 매해 지속적인 (준설)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번 대산저수지 공사 준설량은 1만 6000m³. 포크레인으로 1만 6000번을 퍼내야 한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올 가뭄기간 81억원을 들여 전국적으로 305개 저수지를 준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80만m³의 퇴적 토사를 제거하는 등 전국의 저수지 물그릇을 키워 다음 가뭄에 대비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달 21일 강화지역 저수지를 둘러보며 “저수지가 말라 있을 때 준설하면 적은 비용으로 물그릇을 키울 수 있다”며 장마전까지 시군 저수지 준설 지원 확대를 지시한 바 있다. 준설은 이번 주 거의 끝나고 이제 남은 것은 비가 오는 것. 다행히도 기상청에 따르면 7~8일 전국적으로 장마가 시작된다. 이번 비가 물그릇이 한층 커진 저수지에 한껏 저장돼 한여름 더위를 이겨낼 수 있기를 농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자료제공 :(www.korea.kr))]
- 관리자
- 201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