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라는 용어는 과거 ‘38선’처럼 광의로 사용되고 있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DMZ에 관한대부분의 문헌들이 사실은 DMZ가 아니라 DMZ 인접지역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DMZ : 비무장지대는 글자 그대로 무장과 전쟁에 대한 반대 개념이지, 평화에 대한 반대 개념이 아니며, 평화로 가기 위한 절차적이고 단계적인 중간 단계로 ‘비무장’의 역할과 의미를 제시한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규명·제시하는 DMZ의 기능과 역할을 살펴보자.
첫째 DMZ의 평화적인 활용을 제기한다. 즉, 비무장지대의 존재 취지는 전쟁을 억지시키려는 것이며, 무장해제를 시킴으로써 첨예한 갈등 관계가 전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단, 어둠, 죽음’의 땅을 ‘화해, 희망, 생명’의 땅으로 바꾸는 것은 무엇보다도 비무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둘째, DMZ는 생태계의 보고(寶庫)인 바, ‘개발과 보존’이라는 이원적 대립 개념에서 벗어나 남용(난개발)도 아니고 방치도 아닌 중간적 개념으로의 접근 모색을 제기한다. 셋째, DMZ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기에, 오늘날의 DMZ의 의미를 남북 분단적 측면뿐만 아니라 남남갈등적 측면에서 논의할 수 있으며, DMZ를 매개로 한 여러 생각과 행동들이 남북협력과 남남화해에 이바지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이 책은 이렇듯 다양한 측면에서 DMZ를 다루면서 DMZ 및 인접지역이라는 현장을 통해 분단과 통일, 전쟁과 평화에 대해 합리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