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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매거진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강원도 고성

  • 작성자김준호
  • 작성일2019.05.15
  • 조회수1014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강원도 고성

 

 

-화진포둘레길

 

한층 따스해진 햇빛과 어울리는 선선한 바닷바람이 분다. 들숨에 공기의 짠 내가 목구멍을 간지럽히고, 어릴 적 시골 할머니 집으로 가는 것 같은 유사한 골목의 모양새에, 설렘을 안고 도착한 이곳은 고성이다. 같은 강원도지만 인근 속초에 비해 교통편이 열악하고 유명하지 않아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던 고성은 사실 숨은 명소이다. 그 진가를 아는 이들이 드물어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고즈넉한 풍경과 내음을 고스란히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보관광과 힐링, 체험까지 모두 가능한 곳으로, 캠핑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송지호해수욕장 인근의 오토캠핑장이 제격이고 둘레길을 걷는 것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고성갈래 9경길과 최근 개방된 고성 DMZ 평화 둘레길을 추천한다. 이번에 디엠지기가 찾아간 곳은 9경길 중 하나인 ‘화진포(자전거)둘레길’이다. 태백산맥과 금강산 사이에 위치한 고성의 산과 바다, 호숫길은 사계절 제 각각의 매력으로 걷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코스이다. 게다가 둘레길을 걷는 내내 화진포해양박물관이나 이승만 별장, 화진포의 성 등 다양한 명소를 함께 방문할 수 있어 즐거움은 배가 된다. 

 

 

‘화진포(자전거)둘레길’뿐만 아니라 고성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는데, 대중교통의 경우 시외버스를 타고 간성, 거진, 대진, 화진포로 가면 된다. 고성의 어느 지점을 여행하는지에 따라 도착지가 정해진다. 어느 곳에 가든, 시내버스로 이동이 가능하다. 다만 소요시간과 운행횟수에 차이가 있으니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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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진포해양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대진터미널에서 화진포 둘레길의 시작점인 ‘화진포해양박물관’까지 거리는 많이 멀지 않다. 소담스런 길을 찬찬히 걸어가다 보면, 들려오는 파도소리, 풍성하게 자리잡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새들의 지저귀는 인사소리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작은 골목길에 들어서자 보이는 풍경들은 참 따스하다. 크고 작은 민박집 대문들은 활짝 열린 채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나른한 고양이들이 길가를 넘나들며 자태를 뽐낸다. 여름이면 해변을 찾는 많은 이들의 웃음소리로 구석구석 채워질 공간들을 지나 ‘화진포(자전거)둘레길’의 시작점인 ‘화진포해양박물관’에 도착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은 꼭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조개와 갑각류 등이 있는 패류박물관과 125종의 수중생물이 있는 어류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것이다. 박물관 옆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둘레길을 찾은 군민과 방문객들을 위해 무료로 아이와 어른 자전거를 대여해주고 있는데, 이때 필요한 준비물은 신분증이니 잊지 말고 챙겨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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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대여소와 길 안내표지판-

기왕 자전거에 올라탔으니 힘차게 페달을 밟아본다. 물론 안전을 위해 헬멧착용은 필수이다. 하나, 둘 박자를 맞춰 공기를 가로지르며 앞으로 달려가다 보면 덜컹 마음을 들었다 놓는 풍경들에 절로 브레이크를 잡게 된다. 나지막한 능선을 이룬 언덕들과 호수의 잔잔한 물결이 닿아서 만든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 참 어렵다. 그래서 한번은 ‘화진포둘레길’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걸음씩 천천히 걷는 것도 좋고, 힘껏 자전거로 달려보는 것도 좋다. 발자국 하나마다 눈 앞에 놓인 새로운 풍경들을 마음에 담뿍 담아볼 수도, 영화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영상으로 즐기다가 맘에 드는 장소에 잠시 멈춰 설 수도 있다. 어느 것을 선택하든지 나름의 멋과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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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둘레길 자전거도로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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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코스로 좋은 화진포둘레길(사진 찍기 좋은 장소)-

잘 조성된 둘레길에는 군데군데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준비되어있다. 사진을 찍기 좋은 디자인 의자부터 그림 같은 배경을 뒤로 한채 앉을 수 있는 사진 스팟도 있다. 누군가와 같이 걷는 길이라면 서로의 모습을 찍어줄 수 있을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화진포를 사진기에 담는 와중에도 길 옆에서는 모내기를 준비하는 주민들의 바쁜 일상이 보였다. 봄을 맞이하기 위해 땅을 재정비하고, 구역을 나누어 푸른 모를 심는 모습이 왼쪽 호수의 잔잔함과 어우러져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 관광으로 찾는 장소가 또 다른 이에게는 하루를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쳇바퀴 같은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공간으로 변화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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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숲 산책로로 갈 수 있는 갈림길-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갈래 길에 다다랐다. 이곳은 완만하고 예쁘기로 유명한 소나무 숲 산책로로 향하는 이정표가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양 옆에 너울진 소나무 잎새들이 상쾌한 기분을 들게 해주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소나무 숲 산책로는 도보로만 이동이 가능해서 다음 기회를 엿봐야 했다. 자전거를 타고 한참을 가다 보니, 이윽고 ‘이승만 별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현재기념관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별장 앞에는 호수를 앞에 둔 작은 정원이 있는데, 이곳에는 화진포 설화에 나오는 여인상이 서있었다. 어떤 기구한 사연을 지닌 여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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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 설화 여인상-

지금의 호수 화진포에는 옛날에 이화진이라는 성질이 고약한 시아버지와 착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는데, 건봉사 스님이 찾아와 시주를 부탁하자 시아버지가 좁쌀 한 홉을 주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그 다음해 찾아온 스님에게는 좁쌀 한 숟가락을 주고 돌려보냈는데, 그 때에도 스님은 감사와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며 돌아갔다고 한다. 3년째 되던 해에 다시 찾아온 스님에게 시아버지가 약이 올라 외양간의 소 똥을 던져줬을 때도 스님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이 광경을 모두 본 며느리가 미안한 마음에 쌀 몇 홉을 들고 스님에게 찾아 나섰으나,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서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자 며느리가 살던 집과 텃밭이 사라지고 시퍼런 호수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순간 일어난 일이 애통했던 며느리는 그 자리에서 돌이 되어버렸고, 이후 나라의 흉년, 전염병 등 나쁜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고 한다. 이에 마을사람들이 며느리의 시신을 찾아 묘를 만들어 주고 서낭굿을 해준 뒤로 농사도 잘되고 전염병도 사라졌다는 전설이 남아있다. 어찌 보면 한과 허망함의 결정체인 화진포 호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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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호-

고성 8경 중 3경인 화진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호수로,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민물인데도 바닷물의 비릿함이 섞여, 불어오는 공기에서도 일반 호수와는 다름이 느껴진다. 또 5월부터 8월까지는 붉은 해당화 향기가 화진포 둘레길을 감싸고 있어, 숨을 쉴 때마다 꽃밭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얼굴이 부딪히는 바람이 기분 좋을 때쯤 도착한 다음 장소는 ‘화진포생태박물관’과 ‘화진포의성(김일성별장)’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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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생태박물관’에서는 실물 모형과 영상 등을 통해 화진포호의 생성과정과 동식물 생태계 등을 관찰할 수 있고, ‘화진포의 성’은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전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두 장소간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관람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이곳을 나와 다음으로 향한 곳은 화진포해변이다. 
맞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한 후 좌우를 살피며 도로를 나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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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해변-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하얀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화진포해변이 나온다. 조개껍질과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진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가 만나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진포 앞바다에 보이는 금구도의 대나무 숲과 그 위를 나는 갈매기를 보다 보면 현실감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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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치는 소리에 정신 차려 옆을 보면, 제일 처음 둘레길의 출발점이었던 ‘화진포 해양박물관’이 보인다. 기동력이 되어준 소중한 자전거를 반납할 시간이다. 이렇게 화진포 둘레길이 끝났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이곳을 찾은 모든 이들과 같을 것이다. 

 

 

이 마음으로는 어느 날 불쑥 고성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을 것만 같다. 그땐 어디를 가면 좋을까? 알면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고성! 화진포 둘레길로 매력을 살짝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고성관광안내

TEL. 033-680-3677

www.gwgs.go.kr/tour/index.do

 

*고성 해파랑길 안내

(사)강원고성갈래길본부 (T.033-682-8286, http://gallae.gwgs.go.kr)

고성군청 관광문화체육과(T.033-680-3046, http://gwgs.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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