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임시 수도였던 고려궁지, 왕실 도서관의 부속기관인 ‘외규장각’이 있는 곳

고려 고종 19년(1232년), 왕실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도읍을 송도에서 천혜의 요지인 강화도로 옮겼다. 이때 옮겨진 도읍터가 고려궁지다. 고려궁지는 고려 원종 11년(1270년) 개성으로 환도할 때까지 39년간 사용되었다. 임시로 옮겨진 수도였지만 건물 자체를 송도의 궁궐과 비슷하게 만들고, 뒷산의 이름도 ‘송악’이라 하는 등 고려궁지에는 왕실의 문화와 제도를 잊지 않으려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여러 차례의 전란을 겪으며 궁궐과 성은 무너졌지만 보물 제11-8호인 강화 동종이 남아있으며, 조선시대 건물인 승평문, 강화유수부동헌, 이방청 등이 복원되어 있다.
고려궁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외규장각’이다. 외규장각은 조선 정조 때 왕실 관련 서적을 보관하기 위해 강화도에 설치한 도서관으로 왕실 도서관인 규장각의 부속 도서관 역할을 하던 곳이다. 왕실이나 국가 주요 행사의 내용을 정리한 ‘의궤(儀軌)’를 비롯해 왕실 관계 서적들을 보관했으나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게 다수의 서적을 약탈당했으며 나머지는 불에 타 없어졌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2010년 11월 12일, 우리나라와 프랑스대통령 간에 외규장각 도서를 5년마다 계약 갱신하는 대여 형식으로 반환하기로 한 합의가 이루어져 소중한 왕실 서적들이 145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정보제공
강화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