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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매거진

청정 파로호의 쪽빛 물결을 품고 있는 평화와 생명의 도시 화천으로

  • 작성자박진용
  • 작성일2020.09.29
  • 조회수773

올해 DMZ 접경지역을 방문하는 계획을 세울 때 서쪽끝 강화 교동에서부터 시작하여 동쪽으로 이동하는 계획을 세웠었다. 청정한 가을 하늘의 시작을 알리는 9월엔 지난달 철원의 동쪽인 강원도 화천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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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은 표고 1,000m 내외의 고산들이 곳곳에 분포하여 산악지를 형성해서 예리한 산릉을 보여주는 곳이 많다. 그 산봉우리 사이를 타고 흘러내리는 하천 주변으로 얼마 안 되는 수리전답이 마련돼 있다. 과거 북한강에 화천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파로호에 많은 지역이 수몰되는 바람에 평야는 더욱 협소해졌다. 이 궁벽한 고장에 남북 대치의 접경지역이라는 무게까지 덧씌워져 있는 곳이 화천이다. 이곳은 또한 1986년 평화의 댐 건설이 된 곳이기도 하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 깊은 계곡 양지녘에....” 한명희 씨의 노래말이 새겨진 비목과 함께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타지분들에게 화천 하면 떠오르는 관광 포인트는 산천어 축제일 것이다. 매년 1월 통상 한달 정도 열리는데, 이는 차가운 계곡바람과 깨끗한 물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빨리 얼음이 어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가능하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서 춘천IC로 나와 화천으로 향했다. 화천 하면 멀게 느껴졌었는데, 2시간 남짓 걸려 예상보다 수월하게 도착했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파로호.

 

파로호는 일제강점기 1944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에 북한강 화천댐이 완공하면서 생겼다. 파로호는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상상 속의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대붕의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대붕호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광복 이후에는 북한에 속했던 지역이었으나 한국전쟁 때 되찾아 이를 치하하기 위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화천을 직접 방문해 깨트릴 파(破)자와 오랑캐의 노(盧)자를 써서 파로호(破盧湖)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국적으로 들렸던 호수 이름이었으나 그 어원을 알게 되니 의미가 크게 느껴졌다. 

험준한 산속에서 마치 바다인 듯 일렁이는 푸른빛이 장관이고 10억 톤의 엄청난 담수량과 주변의 수려한 경관이 사계절 모두 각기 색다른 모습을 선사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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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호 선착장에는 카페리 ‘물빛누리호’를 타고 평화의 댐까지 24km를 1시간 반이면 뱃길로 갈 수 있다. 하루에 2-3번 20명 승선인원만 되어도 출발한다지만 현재는 코로나-19로 뱃길은 끊겨 있었다. 평화의 댐까지 차로는 40분이 걸리는데 평상시라면 버스도 왕복 운행했겠지만 역시 지금은 운행을 하지 않고 있었다.


평상시라면 평화의 댐 주변에서 ‘물빛누리호’ 카페리를 타면 호수 내 유일한 섬인 다람쥐 섬을 비롯해 인공부초섬 두류봉, 수동 분교 캠핑장, 한뼘길, 비수구미, 낙타바위 등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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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지였던 파로호 안보 전시관의 위령탑들을 지나, 화천 북한강 상류에 외롭게 서있는 꺼먹다리에서 차를 세웠다. 


등록문화재 제110호로 꺼먹다리는 1945년경 화천댐과 발전소가 준공되면서 세운 폭 4.8m, 길이 204m의 철골과 콘크리트로 축조된 우리나라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교량이다. 화천댐과 화천수력발전소가 생기면서 놓인 다리로 화천읍과 간동면을 연결해주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주요시설 확보를 위한 최대 거점 격전지였던 파로호와 백암산을 연결하는 유일한 교량이었고 당시에는  주민들의 구경거리가 될 정도로 유명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교각은 일제가 세웠으며 러시아가 철골을 올리고 이후 한국전쟁 당시 우리가 상판을 얹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나무 상판위에 검은색 콜타르를 칠한 모습에서 꺼먹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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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먹다리는 단순하면서 구조적으로 안정감있는 입면형상을 보여주며, 원형이 잘 보존되고 당시의 모습이 잘 간직되고 있기 때문에 당시의 산업과 근대 가구식 구조 교량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의 포탄과 총알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어 근현대사의 아픔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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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먹다리를 지나 평화의 댐 방향으로 오르막 산길을 차로 가다보면 ‘도령님을 기다리던 전설속의 처녀 고개’로 향했다. 여기에는 아름답고 슬픈 전설이 있다고 한다. 

 

장원급제 하러 한양으로 간 도련님을 기다리던 처녀는 자기 키와 같은 소나무를 골라 버선목을 매달아 놓았다가 십년동안 오지 않는 도련님을 기다리며 낡은 버선을 새 꽃 버선으로 바꾸려다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처녀가 죽은 날 도련님이 장원급제하여 돌아와 이 슬픈 소식을 듣고, 벼슬을 버리고 초가를 지어 농사만 지으며 두문불출 했다는 전설이 있다. 이 때부터 이 일대는 매해 풍년이 들어 풍산리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고 그 처녀의 명복을 빌기 위해 ’처녀 고개’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화천의 처녀고개가 있는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대이리에는 다른 곳에서 흘러왔다하여 “딴산(북한강 상류 딴 산으로 화천9경중의 하나, 홀로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동산)”이란 산이 있다. 

소나무가 덮힌 조그만 바위산인 딴산은 예전 일만이천봉을 채우기 위해 금강산으로 이동하던 중 일만 이천봉이 다 완성되어 그 장소 그대로 눌러 앉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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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행선지는 평화의 댐. 까막다리와 딴산을 지나 처녀고개를 거치고 S자 길을 구비구비 40여분가는 길은 예상보다 길었다. 조심스럽게 차를 운행하며 드라이브 삼아 가기엔 딱 좋은 길이었으나 운전은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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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댐은 그 규모가 예상보다 매우 컸다. 높이 125m, 총 길이 601m, 최대 저수량이 26억 3천만톤의 규모인 이 댐은 남쪽에는 마치 북한의 모습이 수문을 통해 보이는 듯한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댐의 모습이 우리들이 익숙하게 아는 수문 기능이 있는 댐의 모습이 아니라서 조금 낯설지만 새롭게 느껴졌다. 평화의 댐은 발전과 수문기능은 없고 홍수 조절기능만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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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금강산 댐 건설에 따라 수공 및 천재지변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 성금으로 1986년 공사에 착수, 1989년 1단계로 완공하였다. 국민 성금 639억 원을 포함해 총 사업비 1,666억 원을 들여 공사를 진행했으나 금강산댐의 위협이 부풀려졌다고 알려지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2002년 댐 높이를 높여 2차 공사를 시작해 2005년 10월 증축공사를 마쳤다. 평화의 댐 주변에는 물문화관, 세계종공원, 비목공원과 안보관, 상설 야외 공연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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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강원 화천 평화의댐 일대는 `세계 평화의 종(鍾) 공원' 등으로 평화를 상징하는 공간들로 조성되어 있다.


세계 평화의 종(鍾) 공원 준공식 행사 당시에는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을 비롯해 김진선 강원지사, 정갑철 화천군수, 왈라자 데스몬스 투투 평화센터대표, 나이지리아 등 12개국 대사, 각계 인사, 주민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특히 세계 각국 분쟁지역의 탄피를 수집해 만든 평화의 종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김진선 전 강원지사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의 오른손 모양을 딴 부조물과 메시지를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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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댐 한 켠에는 유명한 가곡 ‘비목’의 탄생지로서 화천을 기리는 비목공원이 있다. 비목의 작사가 한명희 씨가 1960년대 중반 비무장지대 전투초소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초가을 어느 날 강원도 화천 백암사 부근에서 잡초 우거진 양지바른 산모퉁이를 지나며 십자 나무만 세워진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보고 영감을 얻어 이 곡을 작사하였다고 한다. 그 비목의 가사를 새긴 조형물과 기념탑, 녹슨 철모를 얹은 나무 십자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평화의댐 방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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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은 여행하기 멋진 곳이었다. 바다처럼 보이는 탁 트인 파로호에서부터, 엄청난 담수를 볼 수 있는 평화의 댐. 곳곳의 전쟁의 아픈 흔적들, 조성되어 있는 역사 기념 공원뿐만 아니라 오토캠핑장도 마련 되어 있어, 코로나 시대에 조용히 힐링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파로호안보전시관        강원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산61-2       문의 : (033) 440-2563

파로호 선착장           강원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문의 : (033) 440-2491

평화의 댐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평화로 3481-90 

화천시티투어            화천군 관광안내소                     문의 : 033-440-2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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