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완연한 5월. 민간인이 접근할 수 있는 최북단을 목표로 경기도 파주로 향했다. 자유로의 끝지점까지 달리다 보니, 파주시 군내면의 입구 민간통제구역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통일대교 검문소에서 민간인은 들어갈 수 없고, 더욱이 코로나19로 관광차 운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임시로 한정적인 차량으로만 군내면 내의 통일촌에 진입할 수 있었다. 결국 그 서비스를 신청했고 통일대교 검문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한 후 출입증을 받고 통일촌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보통 통일촌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에 위치해 있고 행정구역상으로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정책입주촌(군사분계선 남방 4.5㎞지점)에 해당된다. 현재 장단지역은 인구 751명 206가구가 거주 중이며, 그 중 통일촌은 466명 125가구가 있다고 한다.

이곳 통일촌은 황무지로 방치된 채 놀고 있던 땅을 1970년대 초 개간하여 식량을 생산하며 형성됐다. 당시 입주민들은 17세 이상 60세 이하의 남자들로 향토 예비군을 편성하여 국방의 일면을 담당하게 하는 등 이스라엘의 전략촌인 '키부츠'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진 정착마을이라고 한다.

통일촌 마을은 50년동안 마을주변에는 공장 및 오염원이 없는 민간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었던 관계로 절대무공해의 농산물이 넘쳐나는 마을이다. 인삼은 생산량 전체 홍삼으로 가공되어 수출되고, 특히 장단콩이 전통장류로 가동되어 판매되고 있고 11월쯤에는 파주 장단콩축제가 있어 가족들과 나들이 하기 좋은 이벤트가 열린다. 특히 파주 장단콩은 쌀 인삼과 함께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사하였던 장단삼백의 하나였다고 한다. 파주 장단지역은 1913년 대한민국 최초의 콩 장려품종으로 선발된 장단삼백을 탄생시킨 콩의 본고장으로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DMZ)의 맑은 청정지역의 자연환경과 큰 일교차 그리고 마사토에서 자라는 파주 장단콩이 다른 지역 콩에 비해 유기질과 항암성분인 이소플라본의 함량이 높다고 한다.

통일촌 안에 장단 출장소는 민통선 DMZ안에 장단면, 군내면, 진동면, 진서면 등 4개면을 관할한다. 군내면 조산리에 ‘자유의 마을’, 백연리에는 ‘통일촌’과 진동면 동파리엔 ‘해마루촌’이 조성되어있고 그 주변엔 안보관광지로 제3땅굴, 도라전망대, 판문점, 도라산역 등이 산재되어 있어 DMZ 민통선 청정지역으로 통일의 중심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장단출장소 앞 뜰에는 장단을 상징하는 장단콩, 인삼, 쌀 등의 다양한 조각들과 함께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북한의 전경을 실감나게 볼 수 있다.

장단출장소 마당에 설치되어 있는 망원경을 통해 저 지척에 있는 북한을 바로 마주할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북한 인공기와 우리 나라 태극기를 양 옆으로, 개성시, 김일성 동상, 송악산, 북한 인공기를 멀리나마 가늠해 볼 수 있고 인공기를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개성공단숙소 왼쪽으로는 대성동마을과 우리나라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멀리 보이는 대성동 마을은 남한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내에 있는 마을이다.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불과 500m 떨어져 있다. 6·25 전에 살았던 30가구가 돌아와 마을을 만들었는데 현재는 49가구 205명이 살고 있다. 국내 최고인 99.8m 높이의 국기게양대가 설치돼 있고 가로 18m·세로 12m의 대형 태극기가 펄럭인다. 마을에서 1.8㎞ 북쪽에 있는,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맞서 있다. 기정동 마을은 대남선전 마을로 입구 158m 게양대에 북한 인공기가 걸려 있다.

대성동 마을은 대한민국이 아닌, 유엔(UN)사령부의 통제하에 있다. 군사정전협정에 따라 국방, 납세 의무를 면제받는다. 남성은 결혼 후에도 계속 여기서 살 수 있지만, 여성이 외지인과 결혼하면 마을을 떠나야 한다.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는 전통 풍습에 따라 마을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규칙이라고 한다.

다음은 군내초등학교에 가보았다. 정겹고 아담한 시골학교였다. 군내초등학교는 마을안에 위치한 작은 학교로 병설유치원이 운영되고 있고, 학급당 평균 학생수가 약 7명 교사당 학생수가 약 6명으로 아담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학교다. 

일제시대에 식민지 교육정책에 설립, 6.25전쟁으로 폐교되었다가 민통선 내에 통일촌이 만들어지면서 다시 개교되었다고 한다. 2008년 파주교육청의 소규모학교 통폐합으로 폐교 결정이 내려졌지만 주민들의 노력으로 폐교가 철회되어 오늘 현재 군내초등학교의 역사가 계속 진행되게 되었다고 한다.

군내초등학교를 지나 다음 장소인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를 가고 싶었으나 코로나19영향으로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차 안에서 설명만 들어야 했다. 한참을 차로 가다 보니 지뢰 영역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엔군이 6·25전쟁 때 한반도로 들여온 지뢰는 10만여 발이다. 휴전 협정 후 냉전이라는 자양분을 먹으며 10배 넘게 늘어났다고 한다.

북쪽 DMZ에 북한이 매설한 지뢰는 얼마인지 가늠할 수조차 없고, 북한도 군사 목적으로 지뢰 매설 지대를 급격히 늘렸다는 것은 확실하다. DMZ에 묻힌 지뢰는 워낙 많아 수시로 폭발하는데, 지난 2015년에 3월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통일촌에서 폭발이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북측에서 시작돼 DMZ를 뒤덮고 도라전망대 앞까지 내려온 산불로 지뢰가 터졌다. 주민들은 '쾅!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집 유리창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면서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안보관광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민통선’은 민간인통제선의 줄임말로,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을 경계로 남쪽으로 5-20Km 아래 지역에 있는 보이지 않는 선이며, 민통선 내부는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다만 통일촌 마을은 공무, 영농, 주민방문, 안보관광 등의 목적으로는 들어갈 수 있다. 2020년 현재는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코로나19로 제3땅굴, 도라산역, 임진각, 도라전망대, 통일촌마을, 캠프그리브스 등 DMZ 일대 관광은 모두 중단되어있다.

현재 안보관광을 위해 차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식당 방문을 전제로 하루 전 통일촌 마을에 있는 식당에 전화를 해서 ‘예통’(미리 군부대에 출입을 통지하는 것)으로 사전허가를 받으면 가능하다.

코로나 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마을에서 직접 내려 여기저기 다니지는 못했다. DMZ 투어로 1시간 반 남짓 차로만 이동하는 통일촌 내 여행으로 시간이 짧긴 했지만 

분단의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형태의 관광지가 바로 DMZ관광이 아닌가 싶었다. 특히나 자라나는 아이들과 함께 아픈 우리의 역사적 현실을 직접 보여주는 산교육의 현장이라 생각한다.

통일촌 주민방문시간 08:00-20:00, 안보관광 시간 09:00-17:00 공무방문시간 06:00-18:00

예통 가능한 통일촌 식당 

통일촌장단콩마을 식당 (031)954-3443

통일촌농산물직판장 식당(031) 954-1003

통일촌부녀회 식당 (031) 952-9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