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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매거진

가을, 산성을 걷다

  • 작성자김준호
  • 작성일2019.10.07
  • 조회수534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뜨거웠던 지난 계절의 공기를 온도를 낮춰준다. 마냥 푸르던 나뭇잎들도 채도를 바꾸기 시작한다. 낮에는 따스한 햇빛이 과실들을 품어 익어가는 시간이다. 집에만 있기에는 아까운 날씨들이 매일 이어진다. 이런 날 산성을 걷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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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지역 중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고양 행주산성으로 향하던 발걸음은 살랑대는 바람만큼이나 가벼웠다. 이곳으로 가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해서 갈 수도 있고, 자동차를 이용해서 가도 된다. 행주산성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주차장 이용료가 있으니 참고하자. 산성 입구 근처에는 행주동 장어마을을 비롯해 국수마을과 먹거리 촌이 형성되어 있어, 다양한 맛집을 선택할 수도 있어서 식도락 여행으로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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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첩문을 들어서면, 멀리 권율장군 동상이 보인다. 크기만큼 그의 업적에 압도되는 순간이다. 바로 왼편에는 문화관광해설사 사무소가 있다. 전문 문화관광해설사의 역사 안내를 원한다면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옆에서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은 큰 동상이 마냥 신기하기만 한 모양이다. 엄마의 설명에는 아랑곳 않고 동상을 사방으로 뛰어다니기 일수다. 난감한 표정의 엄마와는 달리 기분 좋은 걸음으로 여기저기 달려가는 아이의 얼굴은 가을 햇살만큼이나 따스하고, 충만하다. 권율장군의 동상 옆으로 난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잔디광장과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작은 사진전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투호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구성되어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놀이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광장의 벤치에는 행주대첩에서 큰 공을 세운 밥할머니의 이야기가 적혀져 있다. 일화와 함께 당시 신분을 가리지 않고 급박했던 마음이 모여서 이루어낸 결과라는 걸 알 수 있어서 가슴이 조금 뻐근해졌다. 그들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아서 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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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걸음을 옮겨가면 충장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으로 가면 충장사와 전사청을 만날 수 있다. 저 멀리 고양시의 전경이 그대로 시원하게 보인다. 지대가 높아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익어가는 들판과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못지않은 대교의 조화로움이 새삼 아름답다. 이곳에 올라와보기 전까지는 몰랐던 고양시의 모습들이다. 주변의 방문한 이들을 보니, 처음 온 것이 아니고 자주 나들이 하는 분들이 많았다. 아마도 동네 분들에게는 소문난 산책로인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도토리나무와 밤나무,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자라있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데다가 가파른 비탈길이 아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기 때문인 듯하다. 그마저도 노약자를 위한 교통편을 운행하고 있어서 이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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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장사에서 돌아 나와 길을 가면 대첩기념관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당시 행주대첩에서 사용했던 화차, 신기전 등 무기와 대첩기록화, 대첩비문, 권율장군 친필 등 산성에서 발견된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당시 과학이 집대성된 신식무기들이 전쟁에서 사용되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임진왜란 때 변이중이 개발한 화차는 지금의 기관총과 비슷하다. 기념관을 다 살펴본 후 길을 따라 걸어가면 덕양정과 진강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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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가 더 높아진 덕에 주변의 풍경도 더 아득하다. 진강정은 행주산성 둘레길 1구간과 연결되어 있다. 만약 여유가 있다면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30분 정도 소요되는 구간으로 행주산성고원과 진강정까지의 코스이다. 다음으로 진강정에서 시작되는 둘레길 2구간은 덕양정과 행주대첩비를 지나 토성으로 둘러 다시 대첩문(행주산성 입구)으로 향하는 코스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총 3구간으로 나누어진 행주산성둘레길을 모두 합친 것이 “행주산성역사누리길”이다. 고양의 일곱 번째 누리 길로 행주산성과 연결되어 있고, 총 길이 3.7km로 1시간 20분의 시간이 걸린다. 고양시정연수원(행주산성공원)에서 행주산성을 걷는 코스로 한강변을 돌아 산성을 경유하게 된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다양한 각도에 행주산성을 바라볼 수 있는 “행주산성역사누리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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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양정과 진강정은 1970년 건립한 정자로 인근 서울과 김포시, 고양시의 경치를 그대로 관망할 수 있다. 이 곳을 지나 쉼터(명상의 숲)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행주대첩비와 신행주대첩비가 있는 곳이다. 초건비는 권율장군이 돌아가신 후 휘하 장수들이 뜻을 모아 세운 것으로 행주대첩의 승전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있고, 당시 최고의 문장가인 최립의 문장과 명필인 한석봉의 글씨이지만, 현재는 많이 마모되어 알아보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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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주대첩비 옆으로 영상교육관인 충의정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고양시의 전경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망원경이 배치되어있어 한눈에 가득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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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의정 뒤쪽으로 토성 가는 길을 따라가면 자연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바닥에서 뒹구는 잘 익은 도토리와 밤톨들이 계절감을 뿜어낸다. 열매들은 모두 다람쥐 등 야생동물의 먹이임으로 절대 주워가면 안 된다. 때문에 주의를 요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우리는 지구라는 공간을 같이 빌려 쓰는 있는 존재들이니까 서로를 위한 작은 배려는 아끼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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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서늘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가을내음을 느껴볼 시간이다. 이 구간을 걷다 보면, 도심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해진다. 지금은 이렇게 담백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지만, 예전에 왜란으로 인해 가슴 아픈 사연들이 쌓인 역사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떠올라 마음이 짠하게 아파온다. 수많은 백성들이 이곳을 어떤 마음으로 오르내렸을까! 아녀자들 치마폭에 돌을 가득 안고 올라왔을 텐데 그 길은, 어떠했을까! 그들의 마음을 가늠해본다. 그렇게 길을 내려오다 보면, 우물가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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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감천이라 불리는 이곳은 현재는 식용수로는 사용이 어려워 그 터만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이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다시 대첩문으로 향하게 되는데 바로 그때가 행주산성 여정을 마무리하게 되는 시점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편안했다. 지금의 그 밝은 얼굴을 만들어준 우리의 선조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9월의 마무리는 행주산성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고양 행주산성
- 정기 휴관일: 매주 월요일
- 관람요금: 무료
- 주차가능
- 문화관광해설사: 오전10:00~오후5:00
- 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신청 가능 : T. 031-938-0903


www.goyang.go.kr/visitgoyang (고양시 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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