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close

섹션메뉴

DMZ 매거진

철원 DMZ마켓 풍경 속으로

  • 작성자김예은
  • 작성일2018.08.31
  • 조회수1635

 

손만 뻗어도 닿을 것만 같은 거리에 북한이 있는 곳, 철원. 6.25 전쟁 당시 잔해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철원 노동당사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왁자지껄한 장이 선다. 농부의 정성으로 키워진 농작물의 색감은 화려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야를 가릴 것이 없는 넓은 평야에서 열리는 DMZ마켓에서는 다양한 공연도 개최되어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사용자가 등록한 이미지 입니다.
 

 

-전쟁의 잔해가 그대로 남아있는 철원 노동당사-



생각해보면 그리 멀지 않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사람들은 과일이나 곡물을 얻기 위해 매주 혹은 5일에 한번씩 열리는 장에 갔었다.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마트와 편의점이 자리잡게 된 후 편리함과 편의성을 얻었지만, 농산물을 키워내는 이들의 얼굴을 직접 마주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본인들이 일구어낸 결과물을 자랑스레 내놓으며 뿌듯해하던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중간 유통상을 통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내가 먹는 음식의 원료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철원마켓에 가면 자부심에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셀러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들을 통해 식 재료들이 어떻게 자라났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철원의 작물들은 다부지고 단단한 외형을 보여준다. 겉으로 화려한 것이 아니라 거친 환경 속에서 버텨낸 강한 뿌리가 있는 점이 DMZ 마켓셀러와 닮아있다. 신선한 농작물들이 흙 냄새를 뿜어내어, 마켓을 방문한 아이들의 관심을 독차지한다. 살아있는 교육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내가 먹고 입고 바르는 모든 것들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알아가는 것. 그 과정을 만들어주고 지탱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 그것들이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 것. 그리고 눈 앞에 놓인 것에 고마움을 표하는 것. 어렵지 않은 일들이지만, 그렇다고 쉬운 일도 아니다. 우리는 생명력을 느낄 새 없이 살아가기 바쁘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것들을 잊고 살아간다. 어쩌면 이런 때일수록 더욱 챙겨보아야 하지 않을까? 마켓을 방문하는 것은 잊혀져 가고 있는 사람간의 소통과 감사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철원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2018년에는 문호리버마켓 셀러들도 참여해 DMZ마켓이 더욱 풍성해졌다. 11월까지 매주 토요일에 열리고 있는데, 철원 특산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품목들이 즐비해 있어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다. 식사 시간에 맞춰갔다면 강원도의 식 재료들로 만들어진 요리들을 추천한다. 신선하고 풍부한 재료들을 아낌없이 사용해서 맛이 더욱 좋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야외에 앉아 맛있는 먹거리에 강원도 막걸리까지 곁들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사용자가 등록한 이미지 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나무 장난감-


 가족들의 주말 나들이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이날 마켓을 방문한 가족들이 많이 있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체험 코너도 있어, 나무망치를 뚝딱거리며 자신만의 나무 장난감을 만드는 아이들도 볼 수 있었다. 또 마켓 맞은편에 역사의 현장인 노동당사가 있어 함께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전쟁 포탄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노동당사를 보고 있노라면 새삼 분단국이라는 현실을 떠올리게 된다. 도시에 사는 이들이라면 대부분 대형마트나 시장에 진열된 야채들만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철원마켓은 재배한 셀러들과 직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과정 없는 단순하고 유통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야채들의 향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부스를 지나는 사람들 모두 코를 실룩거리며 즐거워했다.

 

 

사용자가 등록한 이미지 입니다.
 

 

-신선한 농작물을 손님들에게 소개하는 셀러들-


 

사용자가 등록한 이미지 입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듣는 노래 공연-


마켓을 한 바퀴 다 돌았다면, 커피나 분식류를 들고 공연을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산과 들로 둘러싸인 풍경 속에서 공연 팀의 아름다운 음악이 더해졌다. 마켓의 셀러들도 노래를 감상하며 잠시 더위를 식힌다. 휴식도 잠시 밀려드는 방문객들로 금방 떠들썩해진다.


 DMZ마켓에서는 철원에서 나고 자라는 농작물을 거품 없는 가격으로 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식 재료로 이용한 2차 가공품들도 있으니, 구경하다 바구니에 담다 보면 한 가득 쌓여있다. 맛있는 장아찌 류나 버섯을 이용한 반찬도 있으니 입맛 없던 여름철 식탁을 채워보자.


 

사용자가 등록한 이미지 입니다.

 

-마켓 사이사이에 비치된 공간, 주문한 음식을 먹거나 쉴 수 있는 곳-


정신 없이 구경을 하다 보니 지나는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 어디로 피해야 하나 걱정했지만, 마켓에 천막이 설치되어있어 이용함에 있어 날씨가 문제되진 않았다. 긴 직사각형으로 구성된 마켓의 부스 사이사이에 앉아서 쉴 수도 있고,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수많은 부스들 중에서 눈에 띈 것은 철원 오대쌀이다. 맛도 좋고 품질이 우수하기로 유명한 철원 오대쌀뿐 아니라 쌀을 원료로 만든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쌀 조청이나 쌀빵, 쌀과자 등은 우리 농산물을 슬기롭게 즐길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일 것이다.


 

사용자가 등록한 이미지 입니다.
 

 

-철원 오대쌀로 만든 조청-

 

 

사용자가 등록한 이미지 입니다.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 살아가는 누에-


철원 DMZ마켓은 매주 토요일에 열리지만, 마지막 주는 문호리버마켓의 셀러들도 참여해 철원특산품 외에도 볼거리 즐길 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마켓에서 눈과 입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다음은 마음과 머리를 채울 차례이다. 마켓에서 작은 길을 건너면 바로 노동당사가 보인다. 1946년 당시 북한땅이었을 때 철원군 조선노동당에서 시공된 러시아식 건물이다. 노동당사의 안내판의 짧은 설명만으로는 당시의 참상을 제대로 알 수 없기에 조금은 아쉽지만 건물에 여전히 남아있는 포탄 자국이 실제 했던 역사임을 증명해준다.


 

사용자가 등록한 이미지 입니다.

 

-건물에 여전히 남아있는 전쟁의 참상-


노동당사 방문객들은 건물 주변을 돌며 당시의 상황을 어림짐작만 해본다. 낯선 풍경과 분위기의 노동당사는 철원마켓 방문의 또 다른 이유가 될 것이다. 주말에 철원으로 간다면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DMZ마켓과 역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노동당사까지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지척에 있는 북한을 보며 희망해본다. 언젠가 이곳에서 남북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농산물을 나누게 되는 날이 오기를, 철원에서 모여서 사는 이야기를 하게 되기를 바라본다. 

 

 

*철원 DMZ마켓

-장소, 시간: 매주 토요일 철원 노동당사 앞 10:00~17:30

-청정철원 농 특산물 판매

문의: T. 033-450-5551

 

 

 

 

소셜한마디

  • facebook
  • twitter
  • tistory
  • naver
  • daum
운영원칙
운영원칙 안내
DMZ 통합정보시스템 홈페이지는 올바른 커뮤니티를 지향하기 위해 몇 가지 운영원칙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운영원칙에 어긋나는 게시물로 판단되는 글은 적발 시, 경고 없이 삭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게시물 삭제 기준
  • 개인정보(실명, 상호명, 사진,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유포 동일 내용의 게시글/댓글 반복(도배)
  • 특정인 대상의 비방/욕설 등의 표현으로 불쾌감을 주는 내용
  • 음란성 또는 청소년에게 부적합한 내용
  • 서비스 취지(성격)에 맞지 않는 내용
  • 비방/허위사실 유포 등의 명예훼손 관련 게시물
  • 저작권 관련 게시물 등 기타 관련 법률에 위배되는 글
captcha_img

( 0 / 200 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