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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넘어 미래 경쟁력 쑥쑥!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2016.10.28
  • 조회수1082


“오늘 물이 좋네요.”

오징어는 갓 잡은 것처럼 싱싱했다. 옆에서 오징어를 살펴보던 한국외식과학고 조리과학과 1학년 김효중(17) 군이 소금을 손가락으로 집어 그 위에 뿌렸다. 1분쯤 지났을까. 김군이 손으로 껍질을 살살 잡아당기자 오징어가 뽀얀 속살을 드러냈다. 오징어 껍질을 벗기는 김 군만의 방법이었다. 그사이 김 군은 설탕과 식용유를 섞었다. “무엇에 쓸 거냐”고 묻자 그는 “설탕과 식용유만 있으면 불 맛을 낼 수 있다”며 노하우를알려준다.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손질한 오징어를 1차로 구워 초벌구이를 해요. 여기에 설탕 1큰 술을 넣고 그 위에 식용유를 둘러 설탕을 녹여주면 오징어를 숯불에서 구운 것 같은 맛을 낼 수있어요.”

김 군은 오징어를 재빠르게 센 불에 볶았다. 그래야 오징어가 질기지 않다고 했다. 15분 만에 수행평가에 제출할 오징어볶음이 뚝딱 완성됐다. 김군은 세계 최고 요리사를 꿈꾼다. 지난해 일본에서 1년간 조리학교를 다니다가 올해 한국외식과학고 1학년으로 입학했다.

“요리 선진국인 일본 조리학교보다 한국외식과학고 시설과 강사진이 우수합니다. 한식조리실습실, 피자조리실습실, 제과제빵실, 바리스타실습실 등 10개의 최신식 조리실습실을 갖춘 데다 학생 1명이 조리실습대 1개를 사용하죠. ‘지단 부치기’, ‘무채 썰기’ 등40개 크고 작은 교내 기능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우리 학교만의 경쟁력이에요.”

미래의 요리사를 꿈꾸는 한국외 식과학고 조리과학과 1학년 학생 들이 오징어볶음 만들기 실습 수업을 하고 있다.
미래의 요리사를 꿈꾸는 한국외식과학고 조리과학과 1학년 학생 들이 오징어볶음 만들기 실습 수업을 하고 있다.

한국외식과학고, 1인 1실습대·10개 조리실습실 갖춰
업체 초청 교내 채용박람회 열고 매년 40개 교내 기능대회 개최

이날 ‘오징어볶음 만들기’ 수행평가가 이뤄진 한식조리실습실에선 조리과학과 1학년 학생 30명이 오징어볶음 30접시를 장소영 교사(조리교과)에게 제출했다. 오징어, 당근, 파, 마늘,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등 동일한 재료를 사용했는데도 접시에 담긴 오징어볶음은 맛, 크기, 색깔, 냄새가 모두 달랐다.

장 교사는 “얼굴, 키, 몸무게, 성격 등 학생들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이들이 만들어낸 요리도 모두 다르다”며 “아이들의 요리에는 자기만의 꿈과 개성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10월 17일 오후 방문한 조리·관광 특성화고인 한국외식과학고는 교내 곳곳에서 ‘푸드 매직’이 펼쳐지고 있었다. 조리와 관광이 특화된 한국외식과학고는 경기 북부에서 유일한 특성화고다. 전공은 조리과학과와 관광과 등 2개. 현재 총 12학급 362명이 재학 중이다.

한국외식과학고의 수업은 일반 학교와 조금 다르다. 오전에 보통교과 수업(국어, 영어, 수학 등)을 듣고 오후엔 전공교과 실습을 하는데, 보통교과라도 전공과 연계해 수업한다. 예를 들면 국어시간에는 서비스 어법을, 과학시간에는 분자요리의 원리를 배우는 식이다. 전공 수업은 주로 실습과제와 수행평가로 이뤄진다.

이 학교는 최근 10년 사이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학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조용하던 양주시가 최고 학군으로 떠올랐다. 분당, 일산뿐만 아니라 부천, 안산 등 경기 남부권에서도 학생들이 입학한다. 지난해 신입생 경쟁률은 4.82:1.이유가 뭘까. 한국외식과학고는 두 개의 요인을 꼽는다. 첫째는 실습 중심 교육과정이다. 프랜차이즈 SPC그룹에 입사한 졸업생 박희상(21·조리과학과) 씨는 “학교에서 제과제빵 실습을 한 후 빵의 매력에 빠져 제빵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며 “수업뿐만 아니라 방과 후에도 조리실습실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 요리대회와 취업을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높은 취업률 또한 한국외식과학고로 신입생들이 몰리는 이유다. 이 학교의 2015년 확정 취업률은 70%(올해 4월 1월 기준)에 달한다. 경기도 특성화고 중취업률이 가장 높다.

김해연 교장은 “CJ푸드빌, SPC, 신세계, 아워홈, 스타벅스 등 92개 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취업처를 발굴하고, 이들 업체를 초청해 교내에서 채용 박람회를개최한다”고 말했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 2학년 학생들이 주관하는 모의면접. 순번을 정해 면접자를 뽑고, 나머지 학 생들은 면접관과 관찰자 역할을 맡는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 2학년 학생들이 주관하는 모의면접. 순번을 정해 면접자를 뽑고, 나머지 학생들은 면접관과 관찰자 역할을 맡는다.

한국외 식과학고 관광과 2학년 학생들이 직접 만든 캐러멜 마키야토.
한국외식과학고 관광과 2학년 학생들이 직접 만든 캐러멜 마키야토.

학생 스스로 면접자·피면접관 되는 모의면접으로 실전 대비
1991년부터 여성 개발자 양성, 서울 지역 취업률 1위

뉴미디어콘텐츠 분야 마이스터고인 미림여자정보과학고를 찾은 건10월 18일 오후. 본관 3층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터랙티브미디어과 2학년 최은진(18) 양이 상기된 표정으로 예상 질문지를 쭉 훑었다. 최 양이 크게 심호흡을 한 뒤 교실 뒷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면접자가 교실 안으로 들어서자 학생 면접관 3명과 관찰자를 맡은 16명 학생들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였다. 최 양이 문을 닫자마자 “안녕하세요” 하고 크게 인사했다. 이를 눈여겨본 학생 면접관 김명은(18) 양이 최양의 태도에 1점을 추가했다.

첫 질문은 자기소개였다. 최 양은 “사람을 알고 사람을 좋아하는 최은진입니다”라고 간략하게소개했다. 짧지만 임팩트가 있었다. 질문이 곧바로 이어졌다. 학생 면접관 하준희(18) 양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뭐냐”고 물었다. 최 양이 차분하게 답했다.

“저는 활달한 성격이라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금방 친해집니다. 프로그램 개발자는 사람을 알아야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팀과의 협업이 중요한 데다 프로그램은 소비자가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용자 경험(UX) 가치도 여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참신한 질문도 이어졌다. 학생 면접관 이수아(18) 양은 “본인에게 태그(Tag·정보)를 붙인다면 무엇이냐“고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최 양은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미림마이스터고’를 태그하겠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이날 모의면접을 감독한 김보경 교사는 피면접자로 참여한 최 양에게 ‘95점’을 줬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인터랙티브미디어과, 뉴미디어디자인과, 뉴미디어솔루션과 등 3개 전공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현재 18개 학급에서 360명의 학생들이 꿈을 키운다. 이학교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보통교과 비율이 낮아지고, 전공교과 비율이 높아진다. 전공교과 이수 비율은 1학년35%, 2학년 50%, 3학년 100%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서울 지역 취업률 1위다(2015년 기준). 1991년부터 여성 프로그램 개발자를 양성한 이 학교의 우수성은 대한민국 좋은 학교, 소프트웨어(SW) 교육 선도학교, 청소년 비즈쿨 선도학교 선정 등으로도증명됐다.

최근엔 의미 있는 전시회를 열었다. 올해 10월 IT 회사들이 즐비한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지하철 강남역사에서 학생들이 개발한 프로그램과 디자인을 전시한 것이다.

이형원 교장은 “학생들이 개발한 프로그램과 디자인을 기업에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라며 “미림여자정보과학고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위클리공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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